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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현대판 홍길동들, 진짜 사장에게 책임 묻는다

by 민주노총대구본부 posted Oct 16, 2019

현대판 홍길동들, 진짜 사장에게 책임 묻는다

전국으로 확대되는 ‘직고광장’,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해야

  •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 승인 2019.10.11 11:47
  •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농성장에 조합원들이 직접 쓴 '직고광장' 피켓이 걸려있다.

 

전국으로 확대되는 ‘직고광장’
‘직고 광장’.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한 달 넘게 농성을 진행 중인 김천 도로공사 본사 로비에 설치한 공간 이름이다. 직접고용의 광장, 이 요구와 책임은 톨게이트 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을 향한 것이다.
똑같은 요구가 국립대병원에도 걸렸다.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민주일반연맹 등 소속 산별은 달랐지만, 하나같이 자회사가 정규직 전환이라 우기는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에 맞서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쟁취”를 내걸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세 차례나 총파업을 전개했다.
KTX 열차를 타본 이들이라면 승무원들이 착용한 조끼와 버튼에 “직접고용 약속 이행”이란 선명한 글자를 보았을 것이다. 코레일네트워크, 관광개발 등 철도 자회사 노동자들도 진짜 사장인 철도공사를 상대로 9월말 총파업 돌입에 이어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故김용균 노동자가 죽어간 발전소 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국무총리 직속으로 수많은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가 “발전소 비정규직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지만 발전소 사용자들은 용역업체나 다름없는 자회사 전환을 고집하고 있다.

 

공공·민간 초월한 외침 “진짜 사장이 책임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공공부문만이 아니다. 올해 초 현대차·기아차·한국GM·현대중공업·포스코·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금속노조 산하 10여개 사내하청 비정규직지회들은 일제히 원청 사업주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원청 사업주도 하청업체와 함께 ‘공동사용자책임’을 지우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진짜 사장을 상대로 한 이들의 요구안 목록에는 ▴직접고용·정규직화 ▴직접고용 전환 후 노동조건 ▴각종 복리후생 정규직과 동일적용 ▴원청의 산재예방 책임 ▴체불임금 원·하청 연대책임 ▴외주화 금지 등 하청노동자들의 다양한 요구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교섭 요구를 받은 10여개 원청 사업주 모두 교섭을 거부했고 비정규직지회는 일제히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하지만 중노위는 “원청 사업주는 교섭대상 아니다”는 어이없는 결론을 내놓았다.
지난해 잡월드에서 시작된 ‘자회사 폐기’ 외침은 올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마사회·국립대병원과 철도 자회사, 톨게이트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진짜 사장이 임금과 고용, 노동안전 전반을 책임지라는 요구는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약속이나 한 듯이 이들 간접고용 비정규노동자들이 바로 지금,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으로 함께 일어서고 있다. 이유는 한결같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짜 사장에게 책임지라 했더니 자회사라는 가짜 정규직화를 들고 왔고, 온전한 직접고용을 하랬더니 재벌에게 면죄부를 주는 반쪽짜리 시정지시를 들고 왔다.

 

직접고용 쟁취! 노조법 2조 개정! ILO 협약 비준!
각각의 투쟁을 하나로 모아낼 방법은 다양하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직접고용 시정명령 투쟁을 전개했다. 기아차에 대한 검찰의 불법파견 솜방망이 기소가 있었지만,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착수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을 상대로 한 공동의 투쟁전선이 가능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공동투쟁도 필요하다. 노조법 제2조 2호의 ‘사용자’ 개념을 조금만 확장하면 원청을 상대로 한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이 가능해진다. 제2조 1호의 ‘근로자’ 개념을 조금만 확장하면 특수고용 노동기본권도 보장되니, 간접고용·특수고용 비정규직이 함께 모여 ‘노조법 2조 개정’ 공동투쟁 전선도 만들어볼 수 있다.
우리의 권리를 좌지우지하는 진짜 사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면 사용자들은 “자네 같은 직원 둔 적이 없다”며 거부한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현대판 홍길동과 같은 존재다.
홍길동이 누구던가. 서자 출신은 관리등용을 제한하는 신분차별에 맞서 활빈당을 건설하고 사회 평등을 위해 싸웠던 인물이다. 진짜 사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현대판 홍길동들이 단결할 때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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